CIGT magazine
모니터 가장자리를 걷는 사람들
씨게더 버디의 탄생
글 씨게더 CTO조회 8
채팅창은 닫혀 있었다. 그런데 모니터 아래쪽을 픽셀 캐릭터 하나가 걸어간다. 몇 걸음 걷다 멈추더니 머리 위에 말풍선이 뜬다. "밥 먹고 옴". 같은 방에 있는 사람이다.
이번에 씨게더 데스크톱 앱에 들어간 버디 이야기다. 앱을 켜면 지금 보고 있는 대화방의 멤버들이 작은 캐릭터가 되어 화면 가장자리 한 줄을 산책한다. 다른 창 위에 떠 있지만 클릭은 아래 창으로 그대로 통과한다. 잡히는 건 캐릭터 위에서뿐이다. 그러니까 일하는 데 방해는 안 되는데 방은 계속 보인다.
무대에 서는 사람
무대에 서는 건 친구 목록이 아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방의 멤버들이다. 접속해 있으면 걸어 다니고 자리를 비우면 그 자리에 서서 존다. 머리 위에 zZ가 뜬다. 접속하지 않은 사람은 흐릿하게 서 있는데 이건 설정에서 숨길 수 있다. 채팅창을 열지 않아도 누가 와 있고 누가 조는지가 보인다.
캐릭터는 펫 도감에서 온다. 도감에 있는 종족은 전부 버디가 된다. 노멀 등급은 그냥 쓰고 그 위 등급은 포인트로 산다. 내 캐릭터를 클릭하면 머리 위에 입력창이 열리고 거기서 친 말은 그대로 채팅이 된다. /점프 /춤 /하트 같은 명령을 치면 캐릭터가 그 동작을 한다.
조약돌이 날아온다
친구 캐릭터를 빠르게 두 번 클릭하면 조약돌이 날아간다. 맞은 캐릭터는 밀리고 찌그러진다. 던질 것은 상점에서 바꿀 수 있다. 눈덩이·베개·야구공·찹쌀떡·별똥별. 물론 이걸 반기지 않는 방도 있다. 그래서 방장은 방 메뉴에서 공격을 막을 수 있다. 막힌 방에서 던지려고 하면 캐릭터 위에 안내가 뜬다. 방장이 이 방의 공격을 막았어요.
묘비와 알
던지기에는 대가가 있다. 캐릭터에게는 HP가 있다. 만피일 때는 안 보이다가 맞기 시작하면 이름 위에 바가 나타난다. 0이 되면 그 자리에 묘비가 선다. 묘비는 움직이지 못하고 더 맞지도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묘비는 알이 된다. 알이 깨어날 때가 되면 본인 화면에 캐릭터 고르기 창이 뜬다. 새 캐릭터를 고르면 만피로 부활한다.
HP는 방마다 따로가 아니다. 내 캐릭터 하나에 붙어 있어서 어느 방에서 맞았든 같은 몸이다. 가만히 두면 알아서 회복된다.
방송 화면이 무대가 될 때
같은 무대를 방송에도 올릴 수 있다. 게더봇 오버레이 설정에서 주소를 복사해 OBS 브라우저 소스에 넣으면 끝이다. 로그인도 필요 없다. 그러면 크루 방 멤버에 더해 라이브 채팅에 글을 친 시청자들이 캐릭터로 등장한다. 시청자는 채팅으로 자기 캐릭터를 움직인다. !점프를 치면 뛰고 !공격 닉네임을 치면 던진다. 한동안 말이 없으면 조용히 퇴장한다.
방송을 켠 채로 개인 무대를 쓸 사람을 위한 표시 모드도 있다. 닉네임을 가리거나 말풍선 내용을 숨기거나 아예 캐릭터만 남길 수 있다.
채팅창은 원래 열었다 닫는 것이었다. 열면 방이 있고 닫으면 없다. 버디를 켜 두면 창을 닫아도 방이 화면 가장자리에 남는다. 걷고 졸고 가끔 조약돌을 맞으면서. 채팅창을 닫는 일과 방을 나가는 일이 처음으로 다른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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