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GT magazine
니노의 말이 자막으로 먼저 도착하던 날
씨미의 자막 기능
文 씨게더 CTO
오늘 니노 선데이 방송을 보다가 화면 아래쪽에 낯선 게 떠 있는 걸 발견했다. 자막이었다. 방송 중에 누가 켠 것도, 미리 넣어둔 것도 아닌, 니노가 말하는 걸 그 자리에서 받아 적는 자막. 씨미 자막 기능 베타가 오늘 처음 켜진 모양이었고, 스코시즘의 니노 선데이 방송이 그걸 가장 먼저 보여준 곳이 됐다.
화면 아래에 일본어가 흘러가고 있었다
더 재미있었던 건 X였다. 같은 방송을 보던 KIYO가 올린 캡처에는 니노의 말이 한국어가 아니라 일본어로 찍혀 있었다. 「今、これは別の韓国語でこんな感じです。」 시청자 쪽 언어로 번역돼 나오는 자막이었다. 트윗은 짧았다. "헐 씨미 자동 번역 기능 신기하다."
나도 한국어 자막을 켜고 한참을 봤다. 생각보다 잘 나왔다. 니노가 워낙 또박또박 말하는 편이라 그런가 싶기도 했고, 가끔 엉뚱한 단어로 빠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말을 그대로 따라왔다. 오히려 신기한 건 딜레이 쪽이었다. 자막을 켜면 약간의 지연이 생기는데, 어떤 문장은 니노 입에서 나오기 전에 자막이 먼저 떠 있었다. 말을 듣고, 인식하고, 그걸 다시 번역해서 내보내는 과정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그 순서가 뒤집히는 순간은 묘하게 웃겼다.
X를 훑어보니 비슷한 반응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오 씨미 자막 기능 신기하다!!!! 한국어 자막 해보고있는데 니노 딕션이 좋아서 잘 나오는건가? 가끔 다르게 나오는것도 있는데 대부분 잘나오넹
아 씨미 된당 자막 신기햐 꽤 잘되네
헐 씨미 자동 번역 기능 신기하다
거의 바로 된다는 것
기능 자체보다 마음이 간 건 "거의 바로 된다"는 점이었다. 라이브는 녹화물과 달리 자막을 붙일 시간이 없다. 그래서 라이브 방송은 늘 그 언어를 아는 사람만의 것이었다. 유튜브에서 다시보기를 볼 때는 자동 자막을 켜면 됐지만, 지금 이 순간 방송을 보는 외국 팬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없었다.
이제 그 벽이 조금 낮아진다. 한국어를 모르는 팬이 니노 방송을 실시간으로 따라올 수 있고, 반대로 일본어 방송에 한국어 자막을 켜고 들어갈 수도 있게 된다. 아직 베타라 어색한 문장이 섞이겠지만, 방송이 끝난 뒤가 아니라 방송 중에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건 꽤 다른 경험이다.
그리고 사실 이건 외국 팬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요즘 나는 한국어 영화도 자막 없이 보기가 어렵다. 대사를 놓칠까 봐, 혹은 소리를 크게 못 켜는 상황이라, 어느새 자막이 있는 게 기본이 됐다. 유튜브가 그렇게 자막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었듯, 라이브 서비스에서도 자막이 그냥 거기 있는 것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니노의 말보다 자막이 먼저 도착하던 그 몇 초. 아마 나중에는 아무도 신기해하지 않을 장면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 처음 켜진 날의 이야기로 남겨둔다.